윤재우의 로맨스 소설 『스틸』.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오빠 마음 알았으니 이젠 안 물러나요. 5년 전에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내 스스로 나가떨어졌지만 두 번은 안 해요.”
“……!”
고백이었고 도발이었다. 그리고 유혹이었다. 유은이 그를 지나쳐 현관을 나서며 다시 한 번 선전포고를 했다.
“틀림없이 날 좋아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한 달 동안 나 아프게 했던 거, 5년 동안 그리워하게 한 값, 다 받아낼 거라고요.”
강철은 말없이 유은을 바라만 보았다. 그 시선에서 느껴지는 강철의 감정은 무(無)였다. 그것이 답답한 유은은 강철에게 바짝 다가가 그의 가슴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
“강철같이 차갑고 감정 표현 하나 안 하는 단단한 이 가슴도 내가 다 녹여 버릴 거예요. 날 너무 사랑해서 매일같이 닭살 돋는 멘트를 쏟아 날리게 만들어 버릴 테니까 각오해요. 아마 이름을 하강철이 아니라 하흐물쯤으로 바꿔야 할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