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 자 :김삼주
  • 출판사 :우리글
  • 출판년 :2011-02-1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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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주 시인의 시집 『역』.



먼 길을 달려온 기차 하나가

종착역에 쉬고 있습니다

하루를 달린 뜨거운 숨을, 제 체온을,

레일 위에 한 모금 한 모금 내려놓고 있습니다

주검처럼 차가운 몸이 될 때까지

아마 저렇게 내려놓기만 하겠지요

그리고 싸늘히 식어

물방울처럼 어둠에 숨는 쇳덩어리가 되었다가

새벽이면 다시 고압의 전류를 전신에 채우고

다시 달아오르겠지요

불이 되겠지요

소생하는 핏줄을 따라 내연하는 불이 되겠지요

하여 뜨거운 몸뚱이는

어둠을 헤쳐 돌아와 잠드는 이때까지

긴 하루를 달리고 달리겠지요



이 책은 기차를 기다리며, 차창을 흔드는 어둠, 정전, 사람 찾기, 보리밭 역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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